새벽에 글이 다 날아간 관계로...^^
오전에 다시 시작합니다.
중간에 선배맘에게 전화가 와서 한참 통화했습니다.
뇌전증 고찰. 그리고 어제 실험해본 새로운 운동법.
두가지 다 상당히 희망적이어서 다소 기분이 업되어 있습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내밀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제 몸을 파묻고 있는 모래구덩이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들이 점점 커져가는 느낌입니다.ㅜㅜ
너네의 그 공동체란 것을 꺼내서 우리에게 보여줘!!
누군가가 제 글을 두고 ' 말을 아끼지 않는다' 고
비판하셨는데, 아닙니다. 저는 쓸 수 있는 내용의 오십분의 일도 쓰지 않았습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아낀 셈이죠.
너무 신랄해서, 너무 상처 주는듯 해서, 특정인에 대해 너무 저격하는 것 같아, 너무 논란이 일듯 해서... 쓰지 않은 내용도 많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로는 '뭐, 굳이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라는, 님들의 입장으로는 상당히 재수 없이 느껴지실 생각을 하고 있어서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고통을 겪는 같은 처지의 동료맘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자 애쓰는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제 코가 석자라서 그럽니다. 제 자신, 그릇도 좀 작은 편이구요. 유일한 장점은 본인의 이 재수없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
서론이 길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재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가 이때까지 길기도 긴 글을 썼지만, 이번에 시작할 공동체 관련글 역시 아주 "길 수도" 있어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겁니다. ( 선배맘은 간략하게 하고 끝내라고 하지만)
앞으로 공동체 관련글을 공개적으로 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왕 쓴 김에 좀 자세히 풀어보자, 싶습니다.
우선 이 망할 놈의 병으로 인해 겪는 우리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배제하고라도, 삶에 있어 더 확장되어 나타나는 부수적 문제점들과 고난에 대해 얘기해보고
다음으로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공동체가 얼마나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우리가 이것을 해나가면서 현실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시행착오와 갈등도 간단하게나 다뤄보겠습니다.
ㅡ 가느다란 균열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거대한 심연.
상처는 아무리 경미해도, 우리의 삶을 이루는 모든 부분에 치명적이다.
우선, 제가 있는 공동체(명칭도 없습니다^^)가 만들어진 계기부터 설명드려야겠군요.
한 엄마가 있습니다. 비교적 일찍 3살 때 아들의 이상징후를 발견했지만, 그 시대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아이는 몸은 성장하지만 말이 되지 않고, 미친듯이 뛰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하루종일 tv에서 보던 광고문구를 중얼거리지만, 정작 '엄마' 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 후 서울대 병원등을 다녔으나 별 대책은 역시 없습니다.
여전히 부모를 비롯한 모든 세상과 소통은 못한채 성장합니다. 몸 만은 건강한듯 싶은데 점차 장기능이 무너집니다. (초등 4학년때 시작된 하루 5-6번의 설사는 그 후 서른이 넘어서까지 지속됩니다)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아토피는 극심해집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숟가락, 젓가락질이 안됩니다.
아직도 핑퐁대화는 안됩니다.
이십대로 접어들자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심장,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 오기 시작합니다. 사춘기를 지나며 시작된 심한 뇌전증은 서른이 넘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덮칩니다. 스물 다섯 무렵 시작된 (그전에는 온순한 성격)
분노발작과 그에 따른 폭력은 다른 어느 것보다 엄마를 두렵게 하고 고통에 빠트립니다.
경찰서를 여러 번 오갑니다.
다른 장애인들 다 버티는 보호작업장에서조차 쫓겨나기 일쑤입니다.
정신병원을 여러 차례 다녀옵니다. 눈이 풀리고 침을 흘릴 정도로 약물을 투여해 잠재우지만 단기간일 뿐입니다.
그 사이사이 가정의 비극이 있었고, 엄마 본인도 중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갑니다.
상황이 극에 달했을 때, 엄마는 이전에도 여러 번 시도했던 시설 입소를 결단합니다.
그러나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대기자가 많아 몇 년을 기다려야하는 시설에 아토피가 심하면 우선 결격사유입니다. ( 이미 아토피로 복지관에서 거부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시설 입소 자격을 얻기 위해 장과 아토피를 고치는 시도를 합니다.
수많은 대학 병원, 한의원, 약사, 치료사를 찾아다니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기 시작합니다.(저는 제 멘토를 냉정하게 판단해 볼 때, 그분이 거둔 성과가 '모성'보다는 강렬한 '탐구본능과 지적호기심'이라는 본인의 기질에 따른 결과물 같습니다. 원인이 보이지 않으면 밤을 새며 추적을 하고, 찾아낸 후의 희열을 누구보다 즐깁니다. )
미생물 연구소를 찾아 직접 발효 쥬스를 고안하고,
새로운 치료기법을 소개받으면 과감히 시도합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치료법을 끌고와서 변용해서 적용합니다.
장을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아토피(사실은 전형적인 아토피가 아닌 해독기능의 결손으로 인한 염증)를 해결했습니다.
이제 시설 입소 자격이 생겼지만, 그곳에 가지 않습니다. 왜냐면... 자폐증이 고쳐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더 추적하고, 더 탐구합니다. 이 병에 대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조언해주지 않아 너무도 낯선 신세계 같습니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 분은 넝쿨 가지 하나를 건드리니 옆의 것도 절로 나오는 신기한 느낌을 가지지 않았을까요?
인지와 언어는 상승중이지만, 이 병을 치유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한 키는, 우선은 해독과 운동에 있다고 결론 짓고 좀 더 외연을 확장시킵니다.
해독은 몰라도 운동 만큼은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몇 명을 묶어 함께 하는 게 효과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아들이 다녔던 도장에서 인연을 맺은, (운동에 있어서는 탁월한 전문가) 관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이제 엄마와 소통이 되기 시작한 아들의 사회성 기능 역시 치유해야하므로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해봅니다.
발달 장애 중에서도 소통기능이 가장 취약한 자폐군들만 있으면 사회성이 올라오기 힘들기에, 되도록 여러 군을 모이게 합니다.
자폐. 지적. 조현. 경계성.
사회란 상하관계로도 이루어져 있으므로 구성원은 되도록 나이대에 있어 차이를 둡니다.
보통 손상이 경미한 장애아동이 좀 더 심한 아이와 함께 하면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람직하지 않는 단순 모방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건 관리가 안되는 대규모 집단에서고..엄마들이 직접 관리하는 소규모 체제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서로 윈윈입니다.
기본적으로 단체 운동을 합니다.
멘토가 단체 운동으로 우슈를 택한 것은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신의 관절을 돌리고 꺾는 동작.
목, 어깨, 팔꿈치, 무릎, 발목. 발꿈치, 손가락까지.
근육을 움직이는데 있어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는 강약의 조절.
부드럽게 허공을 가르는 손끝을 계속 주시해야하는 동작은 시지각에 놀라운 효과를 줍니다.
바닥을 손바닥으로 때릴 때 뇌로 전달되는 자극은,
타인이나 자동차 본넷을 때리는 감각추구 행위를 대체해줄 것입니다.
수시로 지르는 기합은 성대의 고유수용 감각문제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우슈를 다룬 중국 영화를 보면 중력을 무시한 동작들이 필수적입니다. 허공으로 10m는 족히 되보이는 높이를 뛰는 장면을 연출하는 그들의 뻔뻔함에 실소가 나오지만,
우슈에는 실제로 중력을 극복하고자 하는 동작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정의 문제가 연결됩니다.
그리고 동작성 지능을 높이는 훈련.
모든 동작들은 한편의 무용처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일회적 동작을 습득할 뿐 아니라 연결된 동작들을 외워야 합니다.
6개월을 가르쳐도 옆사람을 힐끔거리는 아이들을 보다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온 일반 아이가 단 3일만에 습득한 걸 보고 멘토가 좌절에 빠진 적도 있습니다만, ^^ 곧 일어나더군요.
선배맘은 더 나아가 사회성이나 아이들의 자존감까지 올릴 방법을 고안해 냅니다.
도나 시에 프로그램 지원 계획서를 내서 보조금을 땁니다. 아이들은 시도 관련 행사에 초청을 받아 우슈 를 선보입니다. 원색의 화려한 옷. 번쩍이는 칼.
박수소리는 충분한 자극입니다. 지적 2급의 18세 소년은 난생 처음 겪는 박수와 환호에 무대를 여러번 올라갑니다. 너무 행복해서. 불안도와 우울감이 높아 자신의 방에서 나오기도 싫었던 소년은 스스로 사람들 앞에 나섭니다.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경험 아닌가요?
멘토는 꿈에 그리던 아들과의 소통이 가능하자 물어봅니다.
" 너 왜 어릴적 사람들과 눈을 못 맞췄니?"
" 너무너무 무서워서요."
막연히 시지각의 문제라고만 생각해왔던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멘토의 아들을 처음 봤을 때만도 그는 저와 눈맞춤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별 무리 없습니다. 물론 지긋이 사람들의 눈을 바라보는 행동은 없지만요.^^
아이들은 우선은 몸의 문제로, 그리고 심리 문제로 세상 밖을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진심을 다해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항상 거부당했던 것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당연한 게 아닐까요?
당장 보고 듣고 말하는 게 원활하지 않는데 누군들 세상에 나오고 싶어합니까?
우린 사춘기때 뽀루지 하나만 나도 집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세상을 거부하는 건, 이 아이가 타고난 운명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요?
아니오. 기회를 만들어 주는 역할 또한 우리 부모의 타고난 운명입니다. 우선은 아이들의 뇌와 몸이 내부에서 소통되는 것부터 도와줘야겠지요.
옃 몇은 따로 pt를 받기도 합니다. 필요할 경우 pt비용을 개인적으로 드리고 받습니다. 관장님이 직접 몸을 잡고 관절을 자극하는 고강도 스트레칭이 주를 이룹니다.
둘레길 산행은 단체로 갑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주말에는 체육관에서 1박을 하며 아이들끼리 스스로 밥을 해 먹고 빨래를 하며 청소를 하는 생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일 간식을 직접 준비해주는 엄마들은 그 날만큼은 함께 하지 않을 거구요.
내년 상반기부터는 따로 인지 훈련을 들어갈 계획인데, 멘토의 아들이 감각추구 단계가 거의 마무리되고 인지추구의 단계로 접어든 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아이들을 묶어 멘토의 지휘 아래, 엄마들이 직접 할 계획입니다.
기계적 인지 습득이 아니라, 인지의 확장력을 훈련시키겠다는데, 아직 저는 그것에 관해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멘토의 둘째 아들(일반아 영재)은 엄마가 고안해낸 이 방법으로 이전에 뛰어난 성과를 얻었다는군요.
(이 인지추구는 감각추구 못지 않게 엄마를 괴롭힙니다. 끊임없는 질문들과 지적 호기심. 눈치없는 반복성 질문과는 다릅니다. 일반 아이들은 보통 5세부터 시작되지요)
체육관은 이번에 옮겼습니다. 일반 운동 도장에 우리가 다니는 식이었는데, 좀 더 본격적으로 우리만의 공간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와서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을 하는 구조입니다. 각자 학교, 센터를 끝내고 오후에 시작, 저녁에 끝나며, 운동, 교육, 아이에 대한 상담, 운전, 간식, 시설 관리 등 모든 것은 엄마들이 분담하고 작업합니다. 비용공동분담(체육관 임대는 전적으로 멘토가 부담했는데, 그 이유는 뒤에 설명드리겠습니다)이 원칙입니다.
이 공동 육아(?)는 놀라울 정도로 심적부담을 줄여주는데, 감각추구에 의한 저지레가 극심한데다 행동장애가 심각한 아들로 일상의 긴장도가 팽팽한 저는 첫날 영혼을 구제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엄마가 혼자 감당해야할 긴장과 노동을 공동부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가 사고를 쳐도, 이상하고 모자라는 짓을 해도 눈치가 안보입니다.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면 장애아이 행동의 이유를 아는 엄마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서 눈을 떼고 한숨 돌리며 커피 한잔을 마셔도 다른 여럿의 눈이 내 아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같은 장애아끼리도 끈끈한 유대감이 있습니다. 센터나 특수학교에서의 장애아들의 갈등이 이곳에서는 없습니다. 소규모인데다(열 명을 넘지 않는) 그때마다의 엄마들의 적절한 개입이 들어가 해결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여기까지 공동체로서의 장점을 소개했습니다.
발달장애에 효과 있는 치료기법을 발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우리가 직접 하니까)
유의미한 효과에 도달할 때까지의 비용이 여타 기관에 비해 비교도 되지 않게 적다는 것.(역시 우리가 하니까)
아이들에 대한 질적 관리가 보장되고, 장애인 엄마로서의 정신적 신체적 부담이 상당부분 해결 된다는 것(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직접 하니까 ^^)
다음 글에는 공동체가 가질 수 있는 장점 몇가지를 좀 더 적시하겠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려
앞으로 좀 더 나이가 먹고 경제적 능력이 감소할 때
아이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문제.
비장애인인 우리의 또다른 자식에 대한 양육문제.
부부 문제뿐만 아니라 내 개인이 가지는 한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고민에 대한 문제..등이 공동체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입니다.
http://cafe.daum.net/jape1234/LT4m/243
발달장애 정보나눔터 마리안느님의 글입니다.